<p></p><br /><br />어두운 밤 차량 후미 번호판의 불을 끄고 달리는 차량들이 있습니다. <br> <br>차량번호를 숨기는 이유가 있다는데요. <br> <br>사공성근 기자의 더 깊은 뉴스입니다. <br><br>[리포트]<br>[사공성근 기자] <br>"지금 시간은 자정을 향하고 있습니다. 이런 늦은 밤에 교통사고가 나게 되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게 차량 번호입니다. <br> <br>그렇기 때문에 현행법상 밤에는 차량 번호판에 불이 들어와야 하는데요. <br> <br>실제 도로 위 상황은 어떨까요?" <br><br>빠른 속도로 앞질러가는 승용차. 살펴보니, 번호판 미등이 꺼져 있습니다. <br> <br>연이어 나타나는 다른 차들도 번호판이 깜깜합니다. 쓰레기 수거차와 콜밴도 예외는 아닙니다. <br><br>"지금 앞차가 번호판 등이 꺼진 상태인데요. 눈으로는 번호를 확인하기 힘들겠죠?" <br> <br>도심을 벗어나 가로등이 줄어들자 번호판은 더욱 보이지 않습니다. <br> <br>나란히 달리는 두 대의 차량. <br> <br>더 가깝게 있는 차는 미등이 꺼진 탓에 번호를 육안으로 읽을 수 없습니다. <br> <br>블랙박스 카메라로는 더욱 안 보입니다. <br><br>취재진은 이날 1시간 동안 서울 강변북로를 달리며 번호 등이 꺼진 차량 30대를 발견했습니다. <br><br>택시의 경우 10대 중 3대가 번호판 미등이 꺼진 상태였습니다. <br> <br>실제 기자가 미등이 꺼진 택시를 타봤습니다. <br> <br>[ A 씨 / 택시기사 ] <br>"이게 소모품이다 보니깐. (번호판 미등이) 끊어지는 수가 있는데. 운전수가 끄는 게 아니에요." <br> <br>이 택시는 규정 속도를 두 배 넘겨 시속 150km로 달렸습니다. <br> <br>택시 업계에선 번호판을 끄고 주행하는 것은 공공연한 '관행'이라고 합니다. <br> <br>[ B 씨 / 택시기사 ] <br>"그거 나쁜 놈들이에요. 밤에 속도 내고 다니는 차들 그런 차들은 일부러 끄죠. 아주 못된 짓은 다 하고 다니는 거예요." <br> <br>과속 운전과 승차거부 등에 대한 신고를 피하기 위해 '꼼수'를 부리고 있다는 겁니다. <br><br>번호판을 판독하기 어려운 상태로 방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최대 3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. <br><br>단속은 제대로 되고 있을까. <br> <br>[경찰 관계자] <br>"번호판이요? 번호판에 관련된 규정은 여기에는 없거든요. 일반적인 사항은 아닌 거 같은데." <br> <br>기자가 "번호판 미등이 꺼진 차량을 찾았다"고 제보했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습니다. <br> <br>[경찰 관계자] <br>"블랙박스에 보이지 않는다든지 인식이 안 된다는 것은 어차피 순간적으로 안 보일 수 있는 거기 때문에…." <br> <br>최근 서울 용산역 근처에서 지나가는 택시에 치인 서모 씨. <br> <br>택시 미등이 꺼져있어 번호를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경찰에 신고조차 못 했습니다. <br> <br>[서모 씨 / 택시 피해자] <br>"이거 자체가 뺑소니잖아요. 번호판이라도 기억을 하려고 봤는데, 보이지가 않는 거예요. 잘 인식이 안 되더라고요." <br> <br>시민들의 피해가 잇따르지만 허울뿐인 규정과 단속. <br> <br>오늘도 번호판의 불을 끈 차량은 도로 위를 질주합니다. <br> <br>채널A 뉴스 사공성근입니다. <br> <br>402@donga.com <br>연출 : 김남준 <br>구성 : 고정화 이소희 <br>그래픽 : 김승훈